2009/08/27 23:56
[Beloved]
안녕하세요.
블로그도 내버려두고 매진했던 결혼 준비가 이제 거의 다 끝이 났습니다.
(결혼 준비 하기 전에도 블로그는 내버려두었지만요)
결혼이란 용감하게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는 도전이랄까요? ^^;
사실 나의 결혼 외에 다른 사람들의 결혼도 별반 다르지 않구나, 라고 느끼기도 합니다.
정말 밤에 헤어지기 싫고 앞으로 평생을 함께 해도 괜찮겠다 싶은 사람이 있으면 저지르는 거네요.
물론 이리 재고 저리 재고 골백번 고쳐 고민하고 결정하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사실 어떤 "확신의 정량치"가 있어서 그만큼에 도달해야만 배우자를 결정하게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다른 건 다 괜찮은데 그 사람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고 살다 보면 정 들겠지 하고 결혼하는 것보다는...
다른 건 다 모르겠지만 그저 그 사람이 너무 좋아서 결혼을 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구요.
연애할 때 좋아봤자 살아보면 다 소용없다고 어른들은 종종 이야기하시지만...^^;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인데 살다가 닥칠 수많은 어려움들을 함께 이겨 나가야 한다면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이겨 나가는 것이 덜 힘들고 가치있지 않을까요...?
보통 사람들이, 특히 여성분들이 배우자 고르는 테크닉은
살다가 닥칠 어려움들의 확률을 최소한으로 줄여 줄 사람에 있는 듯 하지만요.
그건 그렇고, 제 이야기를 말씀드리자면 아직은 실감이 전혀 안 나요.
웨딩 촬영을 하면서 드레스를 몇 벌을 입어도, 청첩장을 수백 장을 돌려도, 예단을 하고 함을 받아도,
어쩐지 그냥 해야 될 일들을 진행하는 것 뿐이고 이것이 결혼하는 과정이다 라는 찐한 느낌은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것도 원래 다들 그런 걸까요?
예식장에서 아빠 손 놓고 신랑 손 잡는 그 순간에야 실감이 나기 시작하는 걸까요?
그 순간에 갑자기 실감이 나서 엉엉 울기 시작하면 창피해서 어떡하죠? (저 대단한 울보임)
하객분들 앞에 창피하게 내내 울어버리는 새신부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감히 초대장을 드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8월 29일 오후 3시에 결혼한답니다. (잊지말자 경술국치일 -_-;)
마음으로라도 축하해 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2009/05/24 23:18
세월 참 무상하기는 무상합니다.
지금 제가 교회 유년부에서 보고 있는 꼬물거리는 초딩 1학년 아이들이 태어난 것이 2002년, 제가 대학 3학년이던 때였네요.
2002년. 그래요. 저에게는 여러가지로 의미가 큰 한 해였습니다. 이전 2년간의 저의 정체성으로 삼아왔던 극우 보수 기독교계의 가치관으로부터 빠져나온 시기였다는 점에서 가장 그랬습니다.
대선이 다가오고 세 사람의 후보의 이름이 어디서나 자주 거론되던 시절, 제가 속한 단체에서는 노골적이지는 않더라도 바보가 아니라면 파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선동이 있었습니다. 친북 세력이 얼마나 하나님께 죄를 짓는지, 미국을 적대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악한 감정의 산물인지, 붉은 색의 응원 물결이 어떠한 이 세대의 죄악을 드러내는지...
제가 그 분위기 속에서도 이회창 내지 정몽준을 찍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던 것은 분명 제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기에는 절대 아니고, 그냥 단순히 바보였기 때문일 겁니다. 가정사로도 꽤 힘든 시기를 겪던 중이라 그런 고민에 할애할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다만 어쨌든 노무현은 아닌가 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어느 날. 장소는 연희관 앞의 벤치로 기억하는데, 당시 같은 수업에서 조모임을 같이 했던 동기 하나랑 이야기를 하다가, 그 동기가 정몽준 캠프에 알바를 들어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단기 경험을 쌓기 위해 들어간 것 뿐이고, 정몽준을 찍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럼 누구? 이회창?"
"아니."
"그럼? 설마 노무현?"
그는 '설마 노무현'을 찍을 거라고 했고, 제 편협하던 대학 생활 내에서 처음으로 만난 노무현 지지자로 기억되었습니다. 그래요. 그때까지 노무현은 저에게 있어서는 '설마 노무현'이었지요.
그 이후 어느 겨울날, 저는 몇 번의 눈물과 악몽과 고민 끝에 제가 젊은 날의 2년여 시간에서 최우선 순위를 두었던 기독교 선교단체의 가치관을 버리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한 적이 있는 것 같네요.)
그리고 대선 당일, 어쩐지 초라하고도 가벼운 사람이 된 기분으로 그 당시 살던 번동의 한 아파트 단지를 나섰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투표소로 향하면서, 과연 누구를 찍어야 할까 망설였습니다. 1998년 대선 때에는 김대중 외에 다른 사람을 지지하는 사람에게는 화도 내시더니만, 김대중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이상 이회창도 뭐 괜찮아 보이는 듯 생각하시던 어머니도 딱히 누구를 찍겠다는 결심은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좁은 내리막길 인도를 걸으면서 3분인지 5분인지, 투표용지를 받아드는 순간까지 마음 속이 춤을 추더라구요. 노무현 후보에게 표를 준다면, 지금까지 내가 배우고 가르쳤던 한 세계관과 가치관에는 거의 완전히 이별을 고하는 셈이 되겠다고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오히려, 그로부터 마음이 편해졌던 것 같습니다. 정해지고 난 마음에는 더 이상 변덕을 부리지 않는 저는, 노무현 후보의 이름 옆에 인주를 찍고 더 이상은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표를 준 것은 그를 잘 알아서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세계에 작별을 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정한 이후에는 한 번도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자체가 저에게 있어서는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결심의 표식과도 같은 존재였기 대문에...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아... 아, 뭐라고 정말 말을 할 수가 없네요. 담담하고 멋진 말로, 혹은 폭발하는 감정의 향연으로 그 분의 가는 길을 추모할 수 있으면 그것도 멋지겠지만...
저는 그저 버스 안에서 울고, 내 방에 들어와서 울고, 혼자 있으면 그냥 울다가, 가슴이 답답하고 슬프고 억울한데 어째서 그런지 말로 설명도 못 하겠다는 그런 기분입니다.
언젠가는 꼭 한 번 만나뵙고 싶었는데요...
2009/02/28 01:47
[Beloved]
스포츠 서울 기사
▲ 허락해 준 적은 없지만 사진은 찍혀 있어요. (저는 뒷모습. 남친님은 앞모습 두 컷 정도.) 수줍은 듯 대답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적혀 있어요. 맘대로 하라지 흥.
SHOW CGV 커플요금제 덕분에 한달 두세번은 CGV에 가는 남친님과 제가, 영화시작전에 영화오래보기 대회 광고를 본 것이 대략... 1월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남친님은, "이것은 나를 위한 대회다"라고 바로 생각하셨지요. 꼭 출전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남친님이 참가신청서를 작성했고, 주최측이 정말 내용을 본다면 이렇게 써야 당첨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라고 제가 약간 코치를 해 주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당첨자 발표 때에 정말로 남친님의 아이디가 있는 것을 확인했지요.
참가 전에 스무시간 이상 자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지만, 남친님은 8시간도 채 자지 않고 대회장으로 향했습니다. 분명히 1등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전날 인터뷰를 대비한 헤어컷을 하고 면도기와 화장품까지 챙겨간 주제에 휴대폰은 놓고 가서 -.-, 그날 저녁 4번째 영화를 보고난 뒤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제가 남친님에게 휴대폰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남친님은 영화를 보고, 저는 15분의 식사시간을 이용해서 잠깐씩 얼굴을 보고 상태를 체크했어요. 워낙 고집이 세서, 자기 상태가 안 좋아도 오기를 부릴까봐, 정말 안 좋아보이면 억지로 끌고 나오려구요. 그런데 정말로 괜찮더라구요. ^^;
그런 괜찮은 상태는 60시간이 다 되도록 지속되었습니다. 그때까지 함께 하던 6~7명의 다른 참가자들이 대부분 한계에 다다른 듯 보였지만, 남친님은 쉬는 시간을 이용해 자거나 하지도 않고, 졸음을 필사적으로 참지도 않고, 오히려 카메라 찍는 분과 농담을 나누면서 여유를 부리고 있었지요. 그런 인간같잖은 모습에, 아마 많은 스탭들이 저 사람이 1등을 할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남친님 본인도 1등은 당연하고, 세계신기록인 70시간도 당연히 넘길 테고, 80시간까지도 바라볼 만 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간중간에 좀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우선은 한... 3~40 시간정도 되었을 때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는 남친을 스탭 중 한 분이 탈락되었다며 나오라고 하더라구요. 5초 이상 눈을 감았다는 이유로요. 남친님은 나왔고, 스탭들은 바로 퇴장시키려고 했지만 남친님은 카메라 확인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참, 남친님을 찍은 카메라가 한 대도 없었던 거에요. 그래서 증거가 없음으로 인해서 다시 입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얼마 지나서, 아까 그 스탭 분이 다시 남친님을 퇴장시켰습니다. 이번에는 분명히 찍었다, 라고 하면서 말이지요. 그러나 카메라 판독 결과, 중간에 남친님은 눈을 깜박깜박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입장하게 되었지요.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면서요.
그리고 59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남친님은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는 <그녀는 예뻤다>를 보다가 이 애니메이션이 영화 끝까지 지속되는지를 알고 싶어졌습니다. 눈이 꽤 아팠거든요. 다른 참가자들이 스탭과 대화를 나누거나 질문을 하는 것을 본 남친님은 스탭에게 애니메이션이 끝까지 계속되는지를 물었고, 스탭은 알아보겠다고 했습니다. 질문을 하면서 남친님이 영화시간표를 찾았는데, 그 스탭이 다시 와서 퇴장을 명했다고 합니다.
퇴장의 이유는 처음에는 "질문을 했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납득하지 못한 남친님이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자 좀 더 직위가 높은 분이 오셔서는, 영화와 상관없는 행동, 즉 시간표를 찾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말을 바꾸었습니다. 그것을 5초 이상 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당신은 지금 잠이 모자라서 이러는 거다. 푹 자고 일어나면 무엇을 잘못하셨는지 아실 거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종결지었습니다. 그리고나서는 20위 안에 든 참가자들에게는 의무적으로 시행했다는 신체검사도 해 주지 않고, 자정이 가까운 시각이었습니다만 마련해 둔 수면실 안내도 하지 않고, 그저 "저 쪽으로 나가면 된다"며 주차장이 있는 출구만을 가리켰다고 합니다.
뭐랄까... 이쯤 되면 "이 사람들 왜 이렇게까지 퇴장시키려고 안달이지?" 라는 생각이 들지요.
이하는 어디까지나 그 분들의 태도에서 비롯된 의심에 불과합니다만, 여러 생각이 들더라구요. 혹시, 처음 두 번 남친님을 잘못 집어낸 스탭이 실수로 인하여 윗선에서 한소리를 들었을까, 그래서 오기가 생겨서 어떻게든 남친님을 탈락시키려고 했던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세계신기록을 갱신해 버리면 한국기록원의 자료들을 세계적인 인증 기관에 제출해서 확인을 받아야 할 텐데, 그 와중에서 혹시 허술함이 드러나게 되는 게 두려워서 의도적으로 세계신기록 전에 끊어버린 것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이리저리 재고 따져서 밝혀내고 싶은 마음은 없고, 남친님이 모든 사람들 중에서 가장 자기 통제력이 있고 의지력이 강해서 조금도 졸지 않고 힘들어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워서, 제 마음으로는 남친님은 이미 1등을 하셨으니까요.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간에 룰 위반으로 탈락하신 다른 분들 중에도 세계신기록감이 계셨을 테구요.
그래서 조금은 끝맛이 안 좋은 하나의 추억이 생겼습니다. ^^
(이런 건 글로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예전에 쓰다 만 글인데, 공개해 봅니다.)
▲ 허락해 준 적은 없지만 사진은 찍혀 있어요. (저는 뒷모습. 남친님은 앞모습 두 컷 정도.) 수줍은 듯 대답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적혀 있어요. 맘대로 하라지 흥.
SHOW CGV 커플요금제 덕분에 한달 두세번은 CGV에 가는 남친님과 제가, 영화시작전에 영화오래보기 대회 광고를 본 것이 대략... 1월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남친님은, "이것은 나를 위한 대회다"라고 바로 생각하셨지요. 꼭 출전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남친님이 참가신청서를 작성했고, 주최측이 정말 내용을 본다면 이렇게 써야 당첨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라고 제가 약간 코치를 해 주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당첨자 발표 때에 정말로 남친님의 아이디가 있는 것을 확인했지요.
참가 전에 스무시간 이상 자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지만, 남친님은 8시간도 채 자지 않고 대회장으로 향했습니다. 분명히 1등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전날 인터뷰를 대비한 헤어컷을 하고 면도기와 화장품까지 챙겨간 주제에 휴대폰은 놓고 가서 -.-, 그날 저녁 4번째 영화를 보고난 뒤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제가 남친님에게 휴대폰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남친님은 영화를 보고, 저는 15분의 식사시간을 이용해서 잠깐씩 얼굴을 보고 상태를 체크했어요. 워낙 고집이 세서, 자기 상태가 안 좋아도 오기를 부릴까봐, 정말 안 좋아보이면 억지로 끌고 나오려구요. 그런데 정말로 괜찮더라구요. ^^;
그런 괜찮은 상태는 60시간이 다 되도록 지속되었습니다. 그때까지 함께 하던 6~7명의 다른 참가자들이 대부분 한계에 다다른 듯 보였지만, 남친님은 쉬는 시간을 이용해 자거나 하지도 않고, 졸음을 필사적으로 참지도 않고, 오히려 카메라 찍는 분과 농담을 나누면서 여유를 부리고 있었지요. 그런 인간같잖은 모습에, 아마 많은 스탭들이 저 사람이 1등을 할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남친님 본인도 1등은 당연하고, 세계신기록인 70시간도 당연히 넘길 테고, 80시간까지도 바라볼 만 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간중간에 좀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우선은 한... 3~40 시간정도 되었을 때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는 남친을 스탭 중 한 분이 탈락되었다며 나오라고 하더라구요. 5초 이상 눈을 감았다는 이유로요. 남친님은 나왔고, 스탭들은 바로 퇴장시키려고 했지만 남친님은 카메라 확인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참, 남친님을 찍은 카메라가 한 대도 없었던 거에요. 그래서 증거가 없음으로 인해서 다시 입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얼마 지나서, 아까 그 스탭 분이 다시 남친님을 퇴장시켰습니다. 이번에는 분명히 찍었다, 라고 하면서 말이지요. 그러나 카메라 판독 결과, 중간에 남친님은 눈을 깜박깜박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입장하게 되었지요.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면서요.
그리고 59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남친님은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는 <그녀는 예뻤다>를 보다가 이 애니메이션이 영화 끝까지 지속되는지를 알고 싶어졌습니다. 눈이 꽤 아팠거든요. 다른 참가자들이 스탭과 대화를 나누거나 질문을 하는 것을 본 남친님은 스탭에게 애니메이션이 끝까지 계속되는지를 물었고, 스탭은 알아보겠다고 했습니다. 질문을 하면서 남친님이 영화시간표를 찾았는데, 그 스탭이 다시 와서 퇴장을 명했다고 합니다.
퇴장의 이유는 처음에는 "질문을 했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납득하지 못한 남친님이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자 좀 더 직위가 높은 분이 오셔서는, 영화와 상관없는 행동, 즉 시간표를 찾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말을 바꾸었습니다. 그것을 5초 이상 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당신은 지금 잠이 모자라서 이러는 거다. 푹 자고 일어나면 무엇을 잘못하셨는지 아실 거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종결지었습니다. 그리고나서는 20위 안에 든 참가자들에게는 의무적으로 시행했다는 신체검사도 해 주지 않고, 자정이 가까운 시각이었습니다만 마련해 둔 수면실 안내도 하지 않고, 그저 "저 쪽으로 나가면 된다"며 주차장이 있는 출구만을 가리켰다고 합니다.
뭐랄까... 이쯤 되면 "이 사람들 왜 이렇게까지 퇴장시키려고 안달이지?" 라는 생각이 들지요.
이하는 어디까지나 그 분들의 태도에서 비롯된 의심에 불과합니다만, 여러 생각이 들더라구요. 혹시, 처음 두 번 남친님을 잘못 집어낸 스탭이 실수로 인하여 윗선에서 한소리를 들었을까, 그래서 오기가 생겨서 어떻게든 남친님을 탈락시키려고 했던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세계신기록을 갱신해 버리면 한국기록원의 자료들을 세계적인 인증 기관에 제출해서 확인을 받아야 할 텐데, 그 와중에서 혹시 허술함이 드러나게 되는 게 두려워서 의도적으로 세계신기록 전에 끊어버린 것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이리저리 재고 따져서 밝혀내고 싶은 마음은 없고, 남친님이 모든 사람들 중에서 가장 자기 통제력이 있고 의지력이 강해서 조금도 졸지 않고 힘들어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워서, 제 마음으로는 남친님은 이미 1등을 하셨으니까요.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간에 룰 위반으로 탈락하신 다른 분들 중에도 세계신기록감이 계셨을 테구요.
그래서 조금은 끝맛이 안 좋은 하나의 추억이 생겼습니다. ^^
(이런 건 글로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예전에 쓰다 만 글인데, 공개해 봅니다.)
2009/02/28 01:14
[Beloved]
안녕하세요.
지금 누구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인지도 모르는, 말라 죽어가는 비플랫로그의 부끄러운 비플랫입니다. -.-
제목 그대로 요즘은 결혼 준비라는 것이 꽤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진행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날짜와 장소도 거의 확정되었습니다만, 확정은 상견례 이후에 부모님들이 지으시는 것이 격식에 맞다 하여 아직은 언제 어디다, 라고 말할 수는 없겠네요. ^^; 그래도 금방 청첩장 돌리지는 않을 거에요. 한 반 년은 남아있습니다.
아직 가장 바쁜 시기는 오지 않았지만, 양가의 입장을 조율하는 것과 각자의 형편, 사정, 바람 등등을 이해하고 맞춰나간다는 것... 참 힘들 수 있고, 그래서 더욱 감정이 상할 수 있다는, 그런 경각심(?)을 가지고 조심해서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여러 과정에서 남친님을 향한,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되겠다는 신뢰감은 점점 더 커지고만 있고요. 저 자신도 조금씩 더 성숙해져 가고 있다고 감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의 도움 없이 두 사람의 힘(=돈)으로 살 곳과 살림살이를 마련하고 시작하려고 생각하고 있고, 대충 견적은 나와 있어서 ^^; 소박하게 살림 차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환율이랑 금값이... 신혼여행이랑 예물이... 엉엉엉.
결혼식은 뭐니뭐니해도 찾아오시는 손님 정성껏 대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 무엇보다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서 정성을 다해 준비하려고 생각합니다. 제 나름으로는 현재 생각하고 예약해 둔 장소가 꽤 마음에 들어서, 한시름 놓았어요.
내실있고 감사의 마음 가득한, 그런 착하고 예쁜 결혼식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려고 합니다.
여러 가지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은 이제 어른이 되겠습니다, 라는 선언처럼 느껴져서,
결혼식의 모습은 그 자체로, 두 사람이 어떠한 어른이 되겠다는 상징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아무것도 함부로, 혹은 휩쓸려서 결정할 수가 없고, 어느 것 하나 소홀하고 싶지 않네요.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지요. ^^
지금 누구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인지도 모르는, 말라 죽어가는 비플랫로그의 부끄러운 비플랫입니다. -.-
제목 그대로 요즘은 결혼 준비라는 것이 꽤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진행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날짜와 장소도 거의 확정되었습니다만, 확정은 상견례 이후에 부모님들이 지으시는 것이 격식에 맞다 하여 아직은 언제 어디다, 라고 말할 수는 없겠네요. ^^; 그래도 금방 청첩장 돌리지는 않을 거에요. 한 반 년은 남아있습니다.
아직 가장 바쁜 시기는 오지 않았지만, 양가의 입장을 조율하는 것과 각자의 형편, 사정, 바람 등등을 이해하고 맞춰나간다는 것... 참 힘들 수 있고, 그래서 더욱 감정이 상할 수 있다는, 그런 경각심(?)을 가지고 조심해서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여러 과정에서 남친님을 향한,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되겠다는 신뢰감은 점점 더 커지고만 있고요. 저 자신도 조금씩 더 성숙해져 가고 있다고 감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의 도움 없이 두 사람의 힘(=돈)으로 살 곳과 살림살이를 마련하고 시작하려고 생각하고 있고, 대충 견적은 나와 있어서 ^^; 소박하게 살림 차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환율이랑 금값이... 신혼여행이랑 예물이... 엉엉엉.
결혼식은 뭐니뭐니해도 찾아오시는 손님 정성껏 대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 무엇보다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서 정성을 다해 준비하려고 생각합니다. 제 나름으로는 현재 생각하고 예약해 둔 장소가 꽤 마음에 들어서, 한시름 놓았어요.
내실있고 감사의 마음 가득한, 그런 착하고 예쁜 결혼식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려고 합니다.
여러 가지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은 이제 어른이 되겠습니다, 라는 선언처럼 느껴져서,
결혼식의 모습은 그 자체로, 두 사람이 어떠한 어른이 되겠다는 상징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아무것도 함부로, 혹은 휩쓸려서 결정할 수가 없고, 어느 것 하나 소홀하고 싶지 않네요.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지요. ^^
2008/11/12 02:37
밤에 쓴 글은 낮에 읽으면 지우고 싶어질 만큼 부끄러운 전개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알고는 있지만, 이럴 때가 아니면 키보드를 치기가 힘들어지는 요즘입니다. 무언가 쓰고 싶은 말들이 있어도, 조금만 이것저것 다른 일에 신경을 쓰다 보면 어느새 쓰지 않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되어져 버려요.
생리통을 이겨내겠다고 늦잠에 낮잠까지 자 버렸더니 지금까지도 잠은 전혀 안 오고, 부모님 결혼기념일 케이크 + 아버지께서 사오신 큼직한 제과점 빼빼로 + 머그컵 한 가득의 밀크티를 섭취했더니 혈당치는 쓸데없이 높아져서, 약간 하이텐션이랄까... 그렇네요.
얼마 전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가, 제가 문학시간에 선생님이 주최한 시조 외우기 같은 걸 경쟁을 나가서 뭔가 앞에서 달달 외웠었다는 기억을 상기받았어요. 오랜만에 떠올랐네요. 저 단기기억력은 뭐랄까 평균보다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시 외우기나 이름 외우기, 단어 외우기 같은 단순암기요.
그런데 그에 비하면 장기기억력은 형편없어요. 특히 사람에 대한 것, 사람들이 흔히 '추억'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금방금방 망각해 버립니다. 나중에서야 누군가 상기시켜주면 아, 그 때 그런 일이 있었지. 하고 기억은 해 내지만, 어쩐지 다른 사람의 인생을 그린 영화나 소설을 기억해 내는 것처럼 건조되어 있어요, 항상.
부대끼며 자주 보았던 사람들의 얼굴이 어땠었는지, 웃을 때의 표정이 어땠는지, 내 이름을 부를 때의 목소리, 남을 배려해 줄 때의 태도, 무안해할 때의 몸짓이 어떠했었는지, 분명 예전에는 잘 알고 있었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조금 못 만났다고 그런 것들이 그립다는 생각마저 하지 않게 되기도 하고요.
그런 경험을 하다보니까, 가끔은 내가 정말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는 건가, 하는 느낌이 드는 거에요. 생각해 보면 나의 과거의 이야기들도 좀더 소중하게 간직되어야 할 그런 것들도 있을 텐데, 인연이 닿았던 사람들, 다시 가까이에서 그 인연을 이어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어째서 나는 미련을 가질 줄 모르고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손에서 떠나 보냈을까, 하고요.
추억을 잊는 것, 인연을 잇지 못하는 것을 어째서 무서워하지 않았던 걸까, 하고요.
나중에 결혼할 때 친구 하객이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어째서 무서워하지 않았...
뭐 그래도 인연이 끊기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기는 하지만요. 어느 새 손에서 멀어져 간 예전의, 과거의 모든 것들에 대하여서 굉장한 미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대학로를 걷다가, 예전에 참 친했던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어요. 그 분은 대학로에서 라이브 가수로 일하고 계시거든요. 반가워서 사실은 좀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무언가 좀 너무 쑥스럽고 두렵고 그래서 인사하러 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만날 수 있을 때에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분명 나중에는 후회하게 될 거에요. 그러니까, 다음 번에 다시 시간이 맞으면, 그 때는 꼭 인사를 하고 싶어요.
"다음에 또 올게요."라고 말하고, 또 찾아가지 못해서 정말로 외할아버지께 죄송해요. 그게 마지막이 될 거라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설마'하는 생각이 더 컸어요. 확실히 알았다면, 좀 더 많은 진심을 전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지만 과연 그 말들을 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어요.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여전히 멋있으시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이어가고 싶어도 더 이상 이을 수 없는 인연도 있으니까요. 끊어진 듯이 보여도 아직은 이을 가능성이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다시 회복해 나가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생리통을 이겨내겠다고 늦잠에 낮잠까지 자 버렸더니 지금까지도 잠은 전혀 안 오고, 부모님 결혼기념일 케이크 + 아버지께서 사오신 큼직한 제과점 빼빼로 + 머그컵 한 가득의 밀크티를 섭취했더니 혈당치는 쓸데없이 높아져서, 약간 하이텐션이랄까... 그렇네요.
얼마 전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가, 제가 문학시간에 선생님이 주최한 시조 외우기 같은 걸 경쟁을 나가서 뭔가 앞에서 달달 외웠었다는 기억을 상기받았어요. 오랜만에 떠올랐네요. 저 단기기억력은 뭐랄까 평균보다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시 외우기나 이름 외우기, 단어 외우기 같은 단순암기요.
그런데 그에 비하면 장기기억력은 형편없어요. 특히 사람에 대한 것, 사람들이 흔히 '추억'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금방금방 망각해 버립니다. 나중에서야 누군가 상기시켜주면 아, 그 때 그런 일이 있었지. 하고 기억은 해 내지만, 어쩐지 다른 사람의 인생을 그린 영화나 소설을 기억해 내는 것처럼 건조되어 있어요, 항상.
부대끼며 자주 보았던 사람들의 얼굴이 어땠었는지, 웃을 때의 표정이 어땠는지, 내 이름을 부를 때의 목소리, 남을 배려해 줄 때의 태도, 무안해할 때의 몸짓이 어떠했었는지, 분명 예전에는 잘 알고 있었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조금 못 만났다고 그런 것들이 그립다는 생각마저 하지 않게 되기도 하고요.
그런 경험을 하다보니까, 가끔은 내가 정말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는 건가, 하는 느낌이 드는 거에요. 생각해 보면 나의 과거의 이야기들도 좀더 소중하게 간직되어야 할 그런 것들도 있을 텐데, 인연이 닿았던 사람들, 다시 가까이에서 그 인연을 이어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어째서 나는 미련을 가질 줄 모르고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손에서 떠나 보냈을까, 하고요.
추억을 잊는 것, 인연을 잇지 못하는 것을 어째서 무서워하지 않았던 걸까, 하고요.
나중에 결혼할 때 친구 하객이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어째서 무서워하지 않았...
뭐 그래도 인연이 끊기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기는 하지만요. 어느 새 손에서 멀어져 간 예전의, 과거의 모든 것들에 대하여서 굉장한 미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대학로를 걷다가, 예전에 참 친했던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어요. 그 분은 대학로에서 라이브 가수로 일하고 계시거든요. 반가워서 사실은 좀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무언가 좀 너무 쑥스럽고 두렵고 그래서 인사하러 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만날 수 있을 때에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분명 나중에는 후회하게 될 거에요. 그러니까, 다음 번에 다시 시간이 맞으면, 그 때는 꼭 인사를 하고 싶어요.
"다음에 또 올게요."라고 말하고, 또 찾아가지 못해서 정말로 외할아버지께 죄송해요. 그게 마지막이 될 거라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설마'하는 생각이 더 컸어요. 확실히 알았다면, 좀 더 많은 진심을 전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지만 과연 그 말들을 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어요.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여전히 멋있으시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이어가고 싶어도 더 이상 이을 수 없는 인연도 있으니까요. 끊어진 듯이 보여도 아직은 이을 가능성이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다시 회복해 나가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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